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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회

《쉰다섯, 다시 사랑이 찾아왔다》 2화 — 남편의 서랍 속 사진

꿈을꾸다. 2026. 10. 30. 03:10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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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 로맨스 미스터리 연재소설 | 제2화

    “당신… 결국 그 사진을 봤구나.”

    남편 정우의 목소리는 이상할 만큼 차분했다.

    윤희는 사진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었다.

    사진 속에는 스물다섯 해 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첫사랑 강태준과 자신의 남편 한정우가 나란히 서 있었다.

    그리고 사진 뒷면에는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윤희에게는 절대로 진실을 말하지 마.’

    “당신이 이 사람을 어떻게 알아?”

    정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윤희를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1. 남편이 숨겨온 이름

    “태준 씨를 알아?”

    윤희가 다시 물었다.

    정우는 한참 동안 창밖만 바라보았다.

    “알아. 아주 오래전부터.”

    윤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런데 왜 나한테 한 번도 말하지 않았어?”

    “말할 수 없었어.”

    “왜?”

    정우는 식탁 의자를 천천히 끌어당겼다.

    “윤희야, 당신이 알고 있는 태준이의 마지막 모습이 전부는 아니야.”

    그 순간 윤희의 머릿속에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스물여덟 살의 봄이었다.

    태준은 윤희에게 일주일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멀리 다녀올 일이 있다면서 돌아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것이 두 사람이 나눈 마지막 대화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희는 태준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장례식에도 가지 못했다. 그의 가족들이 이미 모든 일을 마쳤다는 말만 전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제 꽃집으로 배달된 흰 장미와 낡은 열쇠, 그리고 편지는 그 모든 기억을 뒤집어 놓았다.

    죽었다던 사람이 살아 있다는 뜻일까?

    2. 스물다섯 해의 거짓말

    “당신, 태준 씨가 죽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어?”

    정우는 고개를 숙였다.

    “살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어.”

    “언제?”

    “우리가 결혼하고 삼 년쯤 지났을 때.”

    윤희는 한순간 숨이 막혔다.

    그렇다면 남편은 스무 해가 넘도록 이 사실을 감추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당신은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알잖아.”

    윤희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힘들어했는지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

    정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신은 알고 있었어? 살아 있다는 걸?”

    “미안해.”

    윤희는 허탈하게 웃었다.

    “미안하다고 끝날 일이야?”

    정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때는 당신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어.”

    “나를 지킨다고?”

    “그래.”

    “아니. 당신은 내게 진실을 알 기회조차 주지 않았어.”

    윤희는 사진을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남편이 낯선 사람처럼 느껴졌다.

    3. 낡은 열쇠의 주인

    그날 밤 윤희는 잠들지 못했다.

    정우는 작은방으로 들어갔고, 두 사람 사이에는 한마디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윤희는 꽃집에서 받은 작은 상자를 다시 꺼냈다.

    흰 장미 한 송이, 낡은 열쇠, 그리고 편지.

    편지에는 분명 태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윤희는 열쇠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오래된 황동 열쇠에는 희미하게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307.

    어디서 본 숫자일까.

    생각을 거듭하던 윤희는 문득 오래전 태준과 함께 갔던 바닷가를 떠올렸다.

    그곳에는 작은 기차역이 있었다.

    그리고 역 안에는 오래된 물품보관함들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태준은 그 앞에서 장난스럽게 말했다.

    “윤희야, 언젠가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을 여기에 숨겨두자.”

    그때 윤희는 웃으며 대답했다.

    “뭘 숨기려고?”

    “나중에 알려줄게.”

    잊고 지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윤희는 열쇠를 꽉 쥐었다.

    혹시 그때의 물품보관함과 관련이 있는 걸까.

    하지만 스물다섯 해가 지난 지금까지 보관함이 남아 있을 리도 없었다.

    4. 쉰다섯, 처음으로 남편에게 화가 났다

    다음 날 아침, 정우는 평소처럼 식탁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다.

    윤희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결혼한 지 스물두 해.

    그동안 정우는 성실한 남편이었다.

    큰소리를 내는 일도 드물었고, 윤희가 꽃집 일을 시작할 때도 묵묵히 응원해 주었다.

    윤희는 그런 남편을 믿었다.

    첫사랑을 잃고 무너졌던 자신의 마음을 다시 일으켜 준 사람이 바로 정우였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 믿음마저 흔들리고 있었다.

    “정우 씨.”

    남편이 신문을 내려놓았다.

    “나, 그 사람을 찾아볼 거야.”

    정우의 표정이 굳었다.

    “윤희야, 그러지 마.”

    “왜?”

    “지금 와서 굳이 과거를 들춰낼 필요가 없잖아.”

    윤희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당신한테는 과거일지 몰라도 나한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야.”

    그리고 처음으로 남편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말했다.

    “이번만큼은 내가 직접 확인할 거야. 당신이 허락하지 않아도.”

    5. 꽃집에 도착한 두 번째 편지

    그날 오후 네 시.

    윤희가 꽃집 문을 닫으려던 순간, 낯선 남자가 유리문을 두드렸다.

    오십 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회색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있었다.

    “서윤희 씨 맞으십니까?”

    “네. 그런데 누구세요?”

    남자는 작은 흰 봉투를 내밀었다.

    “이걸 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누가요?”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남자는 봉투를 건네고 서둘러 돌아섰다.

    윤희는 급하게 봉투를 열었다.

    안에는 단 한 장의 종이가 들어 있었다.

    익숙한 필체였다.

    젊은 시절 태준이 윤희에게 써 주었던 편지와 똑같은 글씨.

    그 안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윤희야.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열쇠를 받았겠구나.

    미안하다.

    너에게 해야 할 말을 너무 오래 미뤘다.

    하지만 네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스물다섯 해 전, 내가 사라진 날.

    그날 정우도 나와 함께 있었다.

    윤희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남편은 단순히 태준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태준이 사라진 바로 그날, 현장에 함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남편은 지금까지 무엇을 숨긴 것일까.

    윤희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꺼냈다.

    그 순간 전화가 울렸다.

    화면에는 남편의 이름이 떠 있었다.

    윤희가 전화를 받자 정우가 다급하게 말했다.

    “윤희야, 혹시 오늘 누가 찾아왔어?”

    “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남편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이 지금 당신을 찾고 있어.”

    윤희의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자가 자신을 찾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강태준은 살아 있는 것일까.

    그리고 스물다섯 해 전, 두 남자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다음 이야기 · 제3화 예고

    「스물다섯 해 전, 그날의 사고」

    정우가 숨겨온 과거와 태준의 실종을 둘러싼 첫 번째 진실이 드러난다.

    그리고 윤희는 자신이 기억하는 그날의 마지막 통화에도 비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스물두 해를 함께 살아온 남편이 첫사랑의 생존 사실을 숨겨왔다면, 남편을 믿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직접 진실을 찾아 나서시겠습니까?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세요.

    ※ 이 작품은 창작 연재소설이며 등장인물과 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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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과 열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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